[자동차 시승기]기아자동차의 국가대표 미니밴 그랜드 카니발 시승기

2015. 8. 20. 19:28자동차이야기








기아자동차의 미니밴 카니발이 '그랜드 카니발'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태어났다. 카니발은 'RV의 왕국' 기아차가 외환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모델로, 이번에는 한층 세련된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로 중무장한 채 '세계적 수준의 프리미업급 미니밴'으로 한 단계 진화했다.

시승에 나선 '그랜드 카니발 LIMITID 고급형(A/T)' 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세련미와 강인함이었다. 기존 모델에 비해 직선이 두드러지고 에지의 각을 세운 앞모습에선 역동적인 강인함이 묻어났다. 머플러가 노출되지 않는 뒷모습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느낌이다.


'손 하나 까딱'이라는 광고 카피를 연상하며 자동 슬라이딩 도어(2열 미닫이문) 핸들을 가볍게 당기자 '윙∼' 소리를 내며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슬라이딩 도어는 핸들을 당기는 것 말고도 무선 리모컨이나 문 옆의 스위치를 눌러도 자동으로 열리고 닫혔다. 노약자나 어린이들의 승하차 시 운전자가 문을 열어줘야 했던 미니밴의 불편함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운전석에 앉았다. 8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고, 적절한 운전석 위치를 저장할 수도 있는 시트 컨트롤러가 눈에 띄였다. 전체적으로 력셔리한 분위기의 센터페시아는 맨 위의 시계부터 AV 모니터, 공조 시스템까지 일목요연하게 배열돼 스위치를 찾기 위해 애쓰는 수고를 덜어줬다.

11인승답게 실내공간도 널찍했다. 2열과 3열 시트는 풀플랫 기능이 있고, 시트 간 배열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키를 돌리자 부드럽게 시동이 걸린다. 부담스러웠던 디젤 미니밴의 진동 현상과 엔진 소리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가속페달을 밟자 육중한 체구에 걸맞지 않게 가볍게 미끄러졌다. 회전 시에는 회전반경 제어시스템(VRS)의 놀라운 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로로 개발한 이 시스템은 6·5m였던 과거 카니발의 회전반경을 5.7m로 줄여준다고 한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가속페달에 힘을 줬다. 스피드를 즐길 만큼은 아니지만 덩치에 비하면 무난한 가속력을 발휘했다. 속도계가 150km를 넘었는데도 여유 있는 힘이 느껴졌다. 그랜드 카니발에 탑재된 2900㏄ CRDi 엔진은 최고출력 170마력에 최대토크 36㎏·m의 힘을 발휘한다. 연비가 10.2km/ℓ(자동기준)로 1등급인 것도 고유가 시대에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부러움과 호기심으로 시승차를 바라보며, 성능과 가격 등을 묻는 운전자들의 높은 관심도 즐거움이었다.

11인승 승합차로 분류돼 연간 자동차세로 6만5000원만 내는 등 각종 부대비용도 절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침체된 국내 내수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민병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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