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15. 17:00ㆍ자동차이야기
▲ 일본 자동차와 마쯔다를 대표하는 경량 로드스터 스포츠카 MX-5(사진=마쯔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세계 5위 규모에 걸맞게 다양한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명차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이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명차들 가운데 정식으로 수입되지 못하고 있는 자동차들을 선정해 시리즈로 게재한다. <편집자주>
[IT조선 김준혁] 지금은 그 위세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포츠카 분야에서 일본자동차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혼다 NSX, 닛산 GT-R, 토요타 수프라 등의 슈퍼카급 스포츠카를 비롯해 미쓰비시 렌서 에볼루션, 스바루 임프레자 WRX STi 등 다양하게 생산됐다. 이들 스포츠카는 이탈리아나 독일, 미국산 스포츠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강한 개성과 화끈한 퍼포먼스를 선사했고, 그 결과 언론과 대중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일본산 스포츠카의 종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강력한 초고성능 스포츠카 외에도 일상 생활에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경량 로드스터 스포츠카를 만들어내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갔다. 대표적인 경량 로드스터 스포츠카로는 마쯔다 MX-5와 혼다 S2000 등이 있지만, 혼다 S2000이 지난 2009년 단종됨으로 인해 현재로서는 마쯔다 MX-5가 유일한 일본산 경량 로드스터 스포츠카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 2009년을 끝으로 단종된 혼다의 경량 스포츠카 S2000(사진=혼다)
마쯔다는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판매된 적이 없어 생소한 자동차 회사지만, MX-5만큼은 회사명을 뛰어넘는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완벽하고 재미있는 로드스터 스포츠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러한 평가는 언론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세그먼트인 경량 로드스터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모델, 마쯔다 MX-5의 매력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 1세대 마쯔다 MX-5, 당시 유행이었던 팝업식 헤드램프를 적용했다.(사진=마쯔다)
1989년 시카고 모터쇼에서 데뷔한 1세대 MX-5는 북미 시장에서는 MX-5 미아타라는 이름으로, 일본 내수시장에서는 마쯔다 로드스터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 프론트 엔진에 후륜구동 방식, 2인승 로드스터 컨셉은 1세대부터 시작돼 3세대까지 이어져 내려와 MX-5를 대표하는 컨셉이 됐다. 여기에 안전 법규를 충족시키기 위한 안전장치와 달리는데 필요한 기술적인 장비 외에는 모든 것을 제거해 경량화된 차체를 목표로 순수하게 달리기만을 위한 자동차로 개발됐다.
▲고정식 헤드램프와 유선형 바디를 갖고 있던 2세대 MX-5(사진=마쯔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생산된 2세대 MX-5에서도 1세대의 컨셉은 그대로 유지된다. 1세대와 2세대는 10년 가까운 시간 차이를 두고 세상에 나왔지만, 크기를 거의 동일하게 유지하며 경량 로드스터 스포츠카의 컨셉을 유지했다. 차이점이라면 1세대의 팝업식 헤드램프가 고정식으로 바뀌었고, 2세대 모델에 여러 장비가 더해지면서 1세대와 달리 무게가 1톤을 넘겼다는 점 등이 있다.
▲ 2005년 데뷔해 어느덧 10년이 넘은 3세대 MX-5(사진=마쯔다)
2005년 등장한 3세대 MX-5는 그 해 일본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되면서 변치 않은 성능과 가치를 입증했다. 2011년 2월에는 1, 2, 3세대 MX-5의 생산대수가 총 90만 대를 넘어서면서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2인승 스포츠 로드스터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 2008년 페이스리프트 돼 날카로운 외모를 갖게 된 3세대 MX-5(사진=마쯔다)
현재 판매 중인 MX-5는 2008년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가 돼 마쯔다의 최신 디자인이 적용된 모습을 하고 있다. 오리지널 3세대 MX-5는 2세대와 비교해 앞, 뒤 펜더 볼륨감을 강화하고 둥글둥글 했던 바디에 직선을 강화하면서 1, 2세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페이스리프트 이후에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조금 더 날카롭게 다듬어 강렬한 이미지를 더하게 됐다.
▲ 앞엔진, 후륜구동 방식 2인승 로드스터의 교과서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사진=마쯔다)
측면 실루엣은 1, 2세대 MX-5와 다를 바가 없다. 롱노즈 숏데크의 전형적인 2인승 로드스터 디자인을 갖고 있어 그 어떤 로드스터보다 완벽한 옆모습을 연출한다. MX-5는 소프트탑을 열었을 때 가장 완벽한 디자인을 자랑하는데, 지붕을 씌웠을 때도 완벽한 디자인을 갖기 위함인지 2006년 시리즈 최초로 하드톱 모델이 추가되기도 했다.
▲ 3피스 타입의 하드톱을 적용해 무게 증가를 최소화했다.(사진=마쯔다)
MX-5 로드스터 쿠페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하드톱 모델은 3피스 구조로 설계됐으며 폴리카보네이트가 사용돼 소프트탑보다 불과 36kg 무거울 뿐이었다. 덕분에 MX-5 고유의 경쾌한 맛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다.
▲ 귀여움과 스포티함이 공존하는 MX-5의 후면 디자인(사진=마쯔다)
MX-5 시리즈의 또 다른 디자인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가로로 배치된 타원형 테일램프는 MX-5의 작은 차체에 어울리는 소박한 디자인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고성능을 암시하는 듀얼 머플러가 범퍼 하단에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어 스포티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 MX-5의 실내는 평범한 디자인과 기본적인 장비만 갖추고 있다.(사진=마쯔다)
▲ 평범한 실내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스포츠 버킷 시트뿐이다.(사진=마쯔다)
경량 차체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MX-5의 실내는 눈에 띄는 부분 없이 단순하게 구성돼 있다. 데뷔한지 10년이 넘은 탓에 실내 디자인에서는 외관 디자인만큼의 세련미를 발견하기 힘들고 최신 인포테인먼트 장비를 기대할 수도 없다. 하지만 MX-5의 컨셉을 생각했을 때 단순한 실내 구성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장비가 더해질수록 운전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될 뿐이고, MX-5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 소프트탑과 하드탑을 모두 갖게 된 MX-5(사진=마쯔다)
다소 단순한 디자인과 초라한 실내 구성을 잊게 만들 만큼 매력적인 달리기 실력을 만들어내는 MX-5의 심장으로는 직렬 4기통 자연흡기 방식의 1.8리터 엔진과 2.0리터 엔진이 사용된다. 그 중 중심이 되는 2.0리터 엔진은 판매 지역에 따라 출력이 다르게 세팅되고 있지만 일본 판매 모델의 경우 최고 170마력의 출력을 7000rpm에서 발생시키고, 189Nm의 최대토크 역시도 꽤 높은 5000rpm에서 뽑아내고 있다. 출력 자체만을 놓고 볼 때는 평범한 엔진이지만 1100kg 내외의 가벼운 차체와 만나 만만치 않은 순발력과 최고속도를 발휘한다.
▲ MX-5의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자연흡기 엔진과 수동변속기가 중심을 이룬다. (사진=마쯔다)
변속기는 5단 또는 6단 수동변속기를 기본으로 6단 자동변속기를 추가해 많은 사람들이 MX-5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세대와 2세대 MX-5의 서스펜션은 앞, 뒤 모두 더블 위시본 방식이었는데, 3세대에서는 앞바퀴에 위시본 방식을 뒷바퀴에는 멀티링크를 적용해 보다 향상된 핸들링 성능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트랙션 컨트롤과 주행안전장치를 적용해 다이내믹하면서도 안정된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 MX-5의 엔진은 길다란 본넷 안쪽에 위치해 50:50의 무게배분을 완성한다.(사진=마쯔다)
스포츠카 세그먼트로 분류되는 MX-5는 가벼운 차체와 작은 엔진을 사용해 준수한 연비를 달성하고 있다. 5단 수동변속기 모델의 경우 일본 기준으로 12.6km/l의 복합연비를 갖고 있으며 6단 수동변속기와 6단 자동변속기도 각각 11.8km/l와 11.2km/l의 연비를 보여준다. 연비 자체만을 놓고 봤을 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달리면서도 연료를 아낄 수 있다는 점은 MX-5의 가치를 높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 달리는 재미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MX-5(사진=마쯔다)
MX-5의 가격은 일본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이 약 240만 엔(한화 약 2350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최고 사양의 경우도 약 302만 엔(한화 약 2960만 원)에 지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스포츠카를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달리는데 반드시 필요한 장비만을 탑재하고 그 외 불필요한 것들은 모두 제거해 작은 차체와 평범한 엔진만으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MX-5는 터보 엔진이나 각종 전자장비가 더해진 최신 자동차와는 분명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MX-5만의 철학은 오는 9월 공개될 4세대 모델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4세대 MX-5는 3세대보다 최대 100kg 가벼운 무게를 가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지금보다 뛰어난 운전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 마쯔다를 통해 정식으로 먼저 공개된 4세대 MX-5의 파워트레인(사진=마쯔다)
마쯔다가 꾸준하게 MX-5의 판매 지역을 확대하면서 MX-5를 글로벌 모델로 키워나가고 있지만 마쯔다의 이러한 정책이 국내까지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 국내 소비자의 특성상 크고 화려한 자동차만을 선호하고 있고, 일본 자동차에 대한 적지 않은 거부감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먼저 수입된 일본산 스포츠카의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는 점 또한 MX-5의 국내 출시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이유다.
글:김준혁 기자 innova33@chosunbiz.com
자료출처:조선일보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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