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카 이야기]브리사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코란도의 존재감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은 기아 브리사였다. 배우 송강호의 차량으로 등장하면서 언제나 그가 애지중지하는 택시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현대 포니도 배우 유해진의 차량으로 등장해서 눈길을 끌긴 했지만, 그보다 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던 것은 군부의 지휘차량으로 등장한 쌍용 코란도였다. 지금은 세단과 미니밴이 관용차로 애용되고 있지만, 당시는 군사정권이었기 때문에 SUV인 코란도가 주로 관용차로 사용되곤 했으며, 영화 후반부에 벌어지는 자동차 액션신에서 코란도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포스를 자랑하기도 했다.

지금도 쌍용차에서 코란도 시리즈가 판매되고 있지만, 사실상 모델명만 유지하고 있을 뿐 코란도 1세대와 같이 정통 오프로더 DNA를 유지하고 있는 차량은 없다. 바꿔 말해 코란도 1세대는 굉장히 투박하게 생긴 정통 오프로더였다.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지프 랭글러,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등과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클래식한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췄다.

※사진 속 차량은 지프 CJ 시리즈 중 하나지만, 당시 지프에서 라이선스를 구입해 제작했기 때문에 코란도 초기형 모델인 신진 지프와 동일하다.

1세대 코란도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1969년 11월부터 생산된 SUV 모델이었다. 당시에는 쌍용차가 아닌 신진자동차에서 이 모델을 생산했는데, 자체 개발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 카이저의 지프 CJ-5 라이선스를 구입해 국내에서 생산했다. 이때 처음으로 생산됐던 모델은 2.2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75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출력만 보면, 1리터 엔진을 장착한 기아 모닝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5년 뒤쯤인 1974년 4월에는 신진자동차와 아메리칸 모터스가 합작으로 신진지프를 설립하며, 부산에 공장을 세웠고, 차량의 성능도 개선됐다. 3.8리터 6기통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00마력을 발휘했고, 심지어 12인승 모델까지 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메리칸 모터스는 4년 만에 판매 부진을 이유로 국내에서 철수했고, 결국 국내 법인인 신진자동차만 남게 됐다. 여기에 유류 파동까지 겹쳐서 엔진을 일본 이스즈의 2.8리터 디젤엔진으로 바꿨으며, 이 차량을 리비아에 수출을 했다는 이유로 아메리칸 모터스와의 라이선스 계약이 끊기게 됐다.

이후 지프라는 모델명도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디자인도 제휴도 끊기 되자 코란도라는 새로운 모델명을 사용하게 되고, 회사명도 거화로 변경하게 됐다. 엔진은 이스즈에서 수입한 75마력을 발휘하는 2.2리터 디젤엔진을 유지했으며, 이후에도 이스즈의 신형 엔진으로 교체해 출시하거나, 푸조 엔진을 얹어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26년 동안 디자인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었던 보기 드문 장수 모델이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한 차량은 숏바디 하드탑 모델이었지만, 소프트탑과 롱바디 픽업까지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됐다. 2~3인승은 밴으로 출시됐고, 4인승부터 5인승, 9인승, 10인승, 12인승까지 다양한 승차인원을 갖춘 왜건형 모델도 있었다.

1세대 코란도가 매우 클래식했던 것과는 달리 2세대로 넘어오면서부터 코란도는 현대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국내에서 쌍용차의 인기를 더욱 크게 끌어올렸고, SUV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코란도라는 모델명을 사용하지 않다가 엑티언 후속차종에 다시 코란도라는 모델명을 사용하고 있을 뿐, 현재까지도 쌍용차의 근간이 되었던 코란도는 공백 상태다.

자료출처:네이버 포스트 - 오토트리뷴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9163850&memberNo=325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