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올드카] 응답하라 1978, 대우 로얄

2015. 11. 21. 21:13자동차이야기

 

 

 

 

 

 

 

 

1972년 토요타와의 제휴 관계를 청산한 신진은 GM을 새로운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시보레 1700’과 ‘레코드 1900’을 내놓았다. 두 차종의 성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시보레 1700은 후속 모델 카미나에 이르기까지 판매 부진에 시달리며 신진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지만, 레코드 1900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중형차 시장에 안착했다.
레코드는 GM의 자회사인 오펠에서 들여온 모델로 대부분 부품을 독일에서 수입해 조립 생산되었다. 1975년에는 내외장을 더욱 고급스럽게 다듬은 레코드 로얄이 라인업에 합류하며 처음 로얄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하지만 레코드 역시 오일쇼크의 위기를 비켜갈 수 없었고, 결국 신진은 1976년 도산해 산업은행에 인수되었다. 더불어 지엠코리아는 새한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이후 대우가 새한의 지분을 인수하며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 1978년,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신형 ‘레코드 로얄’이 출시된다. 바로 이 차가 80년대 고급 중형차 시장을 장악한 로얄 시리즈의 시조다. 아직 레코드의 이름이 남아있었지만 새한은 로얄을 더 크게 강조했다. 당시 출시 가격은 535만원. 4기통 1,897cc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102마력, 최대토크 16.2kg.m, 최고시속 160km의 성능을 발휘했다.
이듬해 3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로얄 오토매틱’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로얄 시리즈가 라인업에 합류한다. 특히, 1980년에는 한국 최초의 디젤 승용차 ‘로얄 디젤’이 출시되었다. 최고출력 65마력, 최대토크 12.3kg.m의 1,998cc 엔진을 탑재한 로얄 디젤은 15.4km/L의 고속도로 연비를 기록했으며, 이는 당시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5천원에 불과한 주유비로 갈 수 있는 연료 효율성이었다.
1981년에는 상위 모델인 ‘로얄 살롱’이 추가된다. 로얄 살롱은 레코드의 상급 모델인 ‘세나토’의 외관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했으며, 4기통 1,979cc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19마력, 최고시속 178km의 성능을 발휘했다. 아울러 사명이 새한에서 대우로 바뀐 1983년에는 레코드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바탕으로 한 ‘로얄 프린스’와 기존 로얄에 1.5리터 XQ엔진을 탑재한 보급형 모델 ‘로얄XQ’가 출시된다.
1986년에는 국내 최초로 전자제어 연료 분사 시스템을 장착하고, 트립 컴퓨터, LCD 계기판, 전동식 시트, 헤드램프 와이퍼 등 당시 최고급 장비를 갖춘 ‘로얄 살롱 슈퍼’가 등장했다. 이 모델은 1987년 로얄 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슈퍼 살롱’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더불어 1.5리터 엔진을 탑재한 보급형 ‘로얄 프린스 1500’이 출시되었다.

로얄 시리즈의 아성은 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 스텔라가 중형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갔고, 86년 등장한 그랜저 역시 고급차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이에 대우는 1989년 로얄 살롱을 기반으로 6기통 3.0리터 엔진을 탑재한 최상위 모델 ‘임페리얼’을 출시하며 대응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상승세를 막기엔 역부족. 로얄 시리즈의 명성은 점점 희미해져갔다. 결국 1991년, 로얄 프린스의 후속 모델 ‘프린스’와 로얄 살롱의 후속 모델인 ‘슈퍼 살롱 브로엄’이 출시되며 기존 모델은 단종되었고, 로얄의 이름도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로얄 시리즈 생산 기간 및 생산량
레코드 로얄 : 75년 5월~78년 6월 12,2002대
로얄 디젤 : 80년 10월~83년 5월 11,930대
로얄 살롱 : 80년 10월~83년 5월 36,591대
로얄 XQ : 82년 9월~89년 3월 29,004대

글:김동균 기자(메가오토 컨텐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