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28. 19:38ㆍ자동차이야기
선수의 입장과 관람객의 입장은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1년만에 다시 들르게 된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2015은 관람객의 입장에서 두루 살펴보게 됐는데요. 아무래도 선수의 입장에서 참가할 때에는 자동차의 컨디션에 신경 쓰고, 운전자 본인의 마음을 차분하게 하다보니 다른 전시 시설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었지요. 그러나 이번에는 선수의 입장이 아니다보니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2015를 바라보게 됐습니다.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은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진행하는 모터스포츠 축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홍보 대행사인 현대 이노션에서 주관하는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orea Speed Festival)의 한 라운드 경기가 진행되고, 드리프트 경기, 현대자동차와 연관된 전시 시설 등을 구축한 행사죠. 작년에 처음 개최된 경기로서 이 때에는 MBC 무한도전 스피드 레이서 특집을 통해서 더욱 더 많은 관심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제겐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
어쨌건 관람객의 입장에서 살펴본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2015은 관람객들이 자동차를 벗삼아 즐길 만한 시설이 꽤 많은 행사였습니다. 다만 여전히 더 다채로운 부스 구성이 이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관람객의 입장에서 불편함을 감수해야 될 게 많다는 것 역시 아쉬웠습니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살펴본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2015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간단하게 사진과 함께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어쨌건 주말이 아깝지 않은 행사이긴 했어요.
먼저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2015의 행사장 구성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행사장 곳곳에는 현대자동차 그룹과 관계된 전시 시설, 체험 시설들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분들께서는 메르세데스 벤츠 스프린터를 정조준한 현대 쏠라티를 직접 보고 앉아볼 수 있다는 점에 큰 관심을 가지셨던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현대 올 뉴 투싼 전시, 모터스포츠와 관련된 다양한 차종 전시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각종 체험 시설(파노라마 썬루프를 이용한 농구, 모형 자동차 만들기, 어린이 전동차 체험, 시뮬레이션 게임기 체험 등)의 관심 역시 높았습니다. 한편, 작년에는 운영되지 않았던 송도 도심을 돌아다닐 수 있는 시승 체험(올 뉴 투싼, 쏘나타 하이브리드, 아슬란 등)이 추가된 것 역시 특징. 이미 직접 시승을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시승을 하진 않았는데요. 사실 자동차 매장에 가서 시승을 하기까지가 과정상 상당히 번거로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가벼운 발걸음으로 행사장에 온 분들이 현대자동차의 신차를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건 정말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송도 도심 특성상 시승 코스가 제한적이긴 했지만, 다수에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건 정말 박수 칠 일이라 생각해요. 특히 작년에 관람객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해프닝은 올 해 벌어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일련번호가 쓰여진 문자 메시지를 통해 관람객들의 출입이 이뤄졌는데, 이 때 행사장을 방문했던 관람객이 너무나 많았던 상태로 행사장 진, 출입하는 것만으로도 관람객들 사이에서 큰 불만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일이 입장권을 확인하고 들여보내다보니 참가자들의 줄이 길어지고, 결국 전시장에 들어오길 포기한 사람들도 꽤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올 해에는 전시장 출입에 관해서는 제한 없이 편리하게 이뤄졌지요.
다만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는데, 이는 주차에 관한 문제입니다. 작년에는 선수 입장에서 참가를 하다보니 경기장 내 패독을 왔다갔다 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요. 작년에 여러 번 출입구를 왔다갔다 하면서 보안 요원과 주차장에 진입하려는 참가자간의 말 싸움이 이어지는 장면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올 해에는 제가 딱 그랬었네요. 사실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2015를 오는 사람들 중 일부는 관람의 목적에서 온 분들도 있고, 저처럼 경기를 보기 위해 온 사람도 꽤 있다고 보는데요. 경기를 보기 위해 오는 입장에서는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이 싫어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경기장에 도착하는 건 쉬운데, 주차해서 경기장까지 가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경기를 보기 위해서 출입구 근처에 차를 대고 패독에 가기까지는 너무나 긴 시간이 소요되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장 저 멀리에 차를 대고 1km를 넘는 거리를 땀 뻘뻘 흘려가며 여러 번 다녀보니 '다음엔 어떻게든 선수 차에 껴서 타야겠다' 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사실 작년의 경우에는 처음 경기를 진행한다는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 MBC 무한도전 팀이 상주해 있었기에 다소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보안이 삼엄했던 것을 이해할 순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 해에는 그런 모습은 보여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패독에 진출입하는 자동차를 막고 경기장에 구경 온 사람을 한없이 삥삥 돌게 만들던 건 정말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수히 경기를 보기 위해 온 일반 관람객이 왜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하는지. 경기 참가하는 지인들만 아니었어도 차 돌려서 갔을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패독. 패독에서도 아쉬운 점을 여럿 볼 수 있었는데요. 이건 관람객 입장에서도 아쉬웠지만, 선수 입장에서도 아쉬워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경기장 상황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옥상 출입이 가능한 사람들이 지나치게 한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사실 송도 스트릿 서킷은 코스의 특성상 경기장의 전체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서킷 내에 마련된 패독의 건물 높이가 그리 높지도 않기 때문에 경기장의 모든 상황을 볼 수 있는 곳은 패독 옥상이 유일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독 옥상의 출입은 어느 정도 레벨이 되는 목걸이 태그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 출입이 가능한 게 문제입니다. 매년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선수를 응원하는 가족이나 지인의 편리한 응원을 돕기 위해 게스트 목걸이 태그가 주어지는데요. 문제는 이 게스트 목걸이 태그로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패독 옥상에 올라갈 수도 없고, 경기장 내 마련된 별도의 빌리지에 출입할 수도 없습니다. 아무리 선수 한 명 보고 경기장에 온다고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가자 지인들도 '엄연히'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으로 느낀 점인데, 챌린지 클래스에 참가하는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날이 갈수록 더 부족해져가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경기장 출입구 근처에 챌린지 선수들이 쉴 수 있는 빌리지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올 해에는 경기장 제일 끝에 배치가 되어 있더군요. 아반떼 챌린지 레이스, K3쿱 챌린지 레이스가 참가하는 선수들 수가 어림 잡아서 50명에 육박하는데, 고작 피트 세 동을 내준 건 문제가 있는 점입니다. 물론 시설이 협소하니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러나 올 해 챌린지 선수들의 빌리지가 마련된 곳 뒤에는 매연을 내뿜는 큼지막한 발전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이 분야에 대해서는 아는 게 전혀 없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적어도 저 발전기 때문에 이 곳에서 머무는 동안 코가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대형 트럭이 시동을 걸어놓은 줄 알고 컴플레인을 걸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발전기 잘못이었죠. 이런 곳에 챌린지 선수들이 쉴 수 있는 빌리지를 마련해뒀다는 건 선수, 관람객 입장에서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사실 선수가 편하게 쉴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해달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저 일반인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최소한의 배려는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거죠.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2015,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에 대한 아쉬움은 잠시 접어두고, 이 날 제가 이 곳에 갔던 본 목적인 지인들이 참가하는 경기를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는데요 :) 먼저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에서는 김재우 선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습니다. 작년 함께 아반떼 챌린지 레이스를 참가한 이력이 있고, 이를 통해 알게 된 영리하고 차 잘 타는 형이거든요. 시즌 초에는 서로가 경쟁을 하며 달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씁쓸한 여러 상황과 제 저질스러운 운전 실력 때문에 직접 서로가 같이 달렸던 건 트랙데이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건 2014 아반떼 챌린지 레이스에서 접전 끝에 준우승을 거머쥐었고, 2015년에는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로 클래스를 높이기에 이릅니다. 지난 1전의 경기에서 복합적으로 발생한 문제 때문에 본인의 기대치보다 많이 떨어지는 결과를 얻게 됐는데요. 이를 만회하기 위해 경기에 참가하기 전부터 KMSA에서 메인터넌스에 집중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고, 실제로 예선 및 2차 예선(코리아 랩)을 거친 끝에 3그리드를 배정 받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많은 지인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경기가 시작되었으나 정말 애석하게도 출발 직후 차량의 트러블(등속 조인트의 사망)로 경기 시작 직후 리타이어를 하게 됐는데요. 사실 트러블 내용은 달랐지만, 저 상황을 똑같이 경험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기분이 드는지가 짐작이 갑니다. 그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고, 그 상황이 분하고 서럽고, 무능력하게 느껴지기 마련이죠. 어쨌건 이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며 '저 형은 성인군자가 아닐까' 란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어쨌건 더 이상은 차량 트러블 없이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재우 선수가 궁금하신 분들은 김재우 선수의 개인 블로그 http://kimjw.com/ 를 방문해보세요.
-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경기 참가 전과 참가 후 사진을 함께 찍게 됐네요. 경기 진행 중 타 차량과의 충돌로 인해서 처참한 몰골로 바뀌어버린 벨로스터 터보 경주차
다음으로는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의 메인 경기이자 쟁쟁한 프로 레이서들이 서로 경쟁하는 제네시스 쿠페 경기. 경기차 성능에 따라 10, 20 클래스로 나뉘어 있는데요.
이 경기에서는 작년 K3쿱 레이스에서 독보적인 기량을 펼쳤던 이원일 선수를 주목해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이 형 역시 작년에 경기에 함께 참가하게 된 것을 인연으로 여러 번 만날 수 있던 잘 생긴 (동네) 형이었죠. 핸섬한 외모는 여성분들의 관심을 높이는데, 이 형의 기럭지가 지나치게 길지 않은 점을 생각해보면 세상은 참 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건 작년에는 K3쿱 챌린지 레이스에서 화려하게 비상을 했고, 올 해에는 제네시스 쿠페 20 클래스에 채널 A 동아일보 팀 선수로 참가하고 있지요. 사실 경기 참가하는 입장에서 제네시스 쿠페 경기 시간은 엄연히 잠 자는 시간이었는데, 또 집중해서 보다보니 나름의 재미는 있더군요. 특히 저나 여자친구가 한 마음으로 응원했던 김재우 선수가 리타이어한 상황을 보면서 이원일 선수만큼은 포디엄에 오르길 바라고, 또 바랬죠. 4그리드에서 출발한 이원일 선수는 여러 차례의 경합 끝에 3위로 경기를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본인은 아쉽다고 하지만, 충분히 좋은 결과를 뽑아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경기에서는 또 어떤 멋진 모습을 보여줄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행사였지만, 적어도 1년 중 하루는 이처럼 부담 없이 자동차, 모터스포츠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행사가 진행 될텐데요. 내년에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아쉬운 점들이 개선되어 선수 관람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 본 포스트는 현대자동차로부터 행사 초청을 받아 작성된 포스트이며, 포스트 작성에는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았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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